동물

'1L에 1,700만원' 코로나 백신 개발 없어선 안된다는 이것

IN투야 2020. 11. 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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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질병과 바이러스, 세균에 맞서 다양한 의료 수준과 약물들을 발전시켜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코로나19의 백신을 개발에 중에 있으며 이미 백신을 개발하여 내놓고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렇듯 인간은 새로운 질병이 나올 때마다 그에 따른 치료제를 개발하곤 했는데요, 그 이면에는 한 생물체의 희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멸종위기까지 찾아왔다는 이 생명체는 무엇일까요?

 

 

 


수억 년 전부터 존재했던 살아있는 화석

이 생명체는 바로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투구게'입니다. 직접적으로는 접하지 못했지만 TV나 각종 미디어에서 자주 다뤄지는 동물이죠. 통상적으로 '게'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정작 게보다는 전갈과 거미에 더 가까운 생물입니다. 번식기가 되면 산란을 위해 해안에 올라옵니다. 암컷이 모래를 파서 산란을 하면 여러 수컷들이 암컷의 등에 올라가 정자를 뿌려 알을 수정시키는 방식이죠.

 

 

 

식용적인 면에서 보자면 투구게는 중국과 태국에는 투구게 자체를 요리하기보다는 알을 가진 암컷 투구게를 요리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맛도 없을뿐더러 일부 종은 테트로도톡신 계열의 강한 독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복어의 독과 같은 신경계를 교란시켜 우리 몸의 근육을 마비시키는 계열의 독입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굳이 잡아먹을 필요는 없겠죠.

 

투구게가 다른 생물들과 다른 매우 특이한 점은 피가 파란색이라는 점입니다. 투구게와 같은 협각류인 거미와 친척인 전갈의 피도 파란색입니다. 신비로움마저 감도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파란색의 피가 나오게 되는 걸까요? 피 색깔은 보통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표유 동물의 적혈구 속에는 헤모글로빈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하지만 투구게는 헤모글로빈과는 다른 헤모시아닌을 사용합니다. 헤모글로빈과 하는 역할은 비슷하지만 헤모시아닌의 경우 구리 성분이 함유된 단백질로 산소와 결합하면 푸른빛을 띠게 됩니다. 헤모글로빈보다 산소 운반 효율을 더 떨어지지만 굉장히 낮은 온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깊은 바닷속 추운 곳에 사는 절지동물, 연체동물들에게는 생존에 훨씬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파란 피 때문에 고통받는 투구게

투구게는 적어도 지난 40년 동안 의학을 위해 이용됐습니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강제로 피를 뽑혀야 했죠. 백신 개발이나 의학연구에 투구게의 피가 이용되는 이유는 투구게가 선천적으로 독특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구게는 현대 동물에게 존재하는 면역 시스템이 생기기 전에 탄생한 동물이라 면역체계가 매우 단순한데, 그렇기에 세균에 오염될 경우 그 주변 피가 응고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투구게의 피는 연구실의 무균 장비나 수술도구에 혹시 있을 균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입니다.

 

 

 

또한 투구게 혈액 내의 'LAL'이라는 단백질 성분은 병원체와 접촉하면 응고되는 특성이 있어서 진단 시약이나 백신 개발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죠. 하지만 이 물질은 오직 '살아있는' 투구게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수십만 마리의 투구게들을 포획한 후 피를 채혈 한 다음 다시 풀어 주는 방식으로 값진 푸른 피를 얻어내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LAL의 구조는 너무 정교해서 현재까지 인간이 화학적으로 모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보통 투구게의 피를 약 30% 정도 뽑아 의학실험에 씁니다. 이 과정에서 10-15%의 투구게가 죽게 되죠. 물론 피를 뽑은 투구게는 다시 자연 방생해 줍니다. 그러나 방생된 투구게는 해당 번식기에는 힘을 너무 많이 소진하여 번식을 할 수 없으며 해당 개체 중 다시 30%가 곧 사망한다고 합니다. 1L를 채우는데 수많은 투구게들을 희생해야 하기에 이 액체의 가격은 놀라울 수준입니다. 1L에 약 1700만 원이며, 4L에 무려 7000만 원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백신 때문에 멸종이 우려되는 상황

코로나가 투구게를 감염시킨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현재 위기인 이유는 지금까지 인간들이 마구잡이로 피를 뽑아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 더 많은 투구게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구게는 약 4억 5천만 년 동안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살아온 해양 동물입니다. 네 차례의 대멸종에서도 생존한 투구게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려는 인간에게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물론 투구게 혈액을 대신해 박테리아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이 있습니다. 2003년 스위스 생명공학 회사 론자(Lonza)는 재조합팩터C(Recombinant Factor C)라고 불리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물질을 활용해 파이로진(PyroGene) 검사법을 개발한 것이죠. 하지만 이 방법은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은데요, 이유는 비용적인 측면입니다. 파이로진 자체 가격은 투구게의 피와 비슷하지만 약품을 새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투구게가 아직 멸종위기 수준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미국 동부의 델라웨어만에 서식하는 투구게는 1990년대에는 124만 마리의 투구게가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불과 33만 마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환경단체들과 동물보호협회에서는 "투구게와 같은 생명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투구게가 멸종해 LAL 검사가 없어지면 이번 대유행을 종식할 백신 수십억 개도 만들 수 없으며, 앞으로 생겨날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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